다낭이 아직 공식적으로는 락다운이라 격리 아닌 격리생활을 하고 있는데,
그냥 갑자기 부들부들 화가 나더라. 도대체 얼마나 많은 격리를 해왔는지...
그래서 한 번 세어 봤다. 그리고 짧게나마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록용 감상문.
* 2020년 2월 8일 ~ 3월 9일 (16일)
- 8일 다리 재수술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어서 한국 입국, 해외 입국자라 입원 전까지 집에서도 계속 마스크 착용
- 10일 병원에서 겨우 입원을 받아줌(해외 입국자라서), 병원에서 식사 외에는 마스크 벗지 못하게 함.
- 11일 수술
- 16일 대구 신천지 코로나로 병원이 난리가 남. 병원 응급실 폐쇄하고 난리가 남.
병원에 갇힐까 봐 급하게 퇴원해서 집에서 마스크 쓰고 자가격리.
직장 다니시는 아빠 나랑 엄마 때문에 덩달아 휴직처리 후 격리.
- 23일 예매해둔 비행기 티켓이 계속 취소가 돼서 급하게 입국 (이 날이 거의 마지막 자유 입국이었음.
다음날부터 회항하고 도착 후 병원 격리하고 난리도 아니었음)
- 9일 다낭에 도착한 24일 새벽부터 3월 9일까지 집에서 자가격리. 왜? 해외입국자라섴ㅋㅋㅋ
처음으로 하루 종일 집에 혼자 있는 히키코모리 같은 생활이 좀 미칠 것 같았는데 그래도 결국엔 적응했음.
* 2020년 3월 28일 ~ 4월 22일 (26일)
- 뗏 연휴 이후로 무슨 밀입국자인가가 코로나를 전염시켰다며 락다운.
미리 음식도 많이 사두고 격리 기간 동안 잘 먹으면서 즐겁게 지냄.
사실 그동안 일을 엄청 많이 한 터라 락다운이 강제 휴가 같아서 재밌었음.
많이 자고 빈둥거리면서 백수 체험하느라 되게 즐거웠음.
그동안 바빠서 못했던 일들을 조금씩 시도해봄.
* 2020년 7월 28일 ~ 9월 6일 (41일)
- 다낭 모 병원에서부터 확진자가 생겨서 아주 심각하게 락다운 함.
이 때는 거리 단위, 건물 단위로 코호트 격리가 아주 심했음.
주기적으로 소독차가 거리를 지나가며 뿌연 연기로 소독을 했음.
지난 격리 때 식량 비축을 너무 잘해두는 바람에 밖에 나갈 이유를 못 찾아서 격리를 더 힘들게 했는데
이번에는 집 근처 시장 골목이 격리 대상에 들어가면서 음식 구하는 게 어려워졌음.
롯데마트, 메가마트에서 배달시켜야 해서 나갈 일이 더 없어졌음.
* 2021년 5월 3일 ~ 6월 8일 (37일)
- 코로나 소식이 아슬아슬했지만 베트남 최고 명절인 '뗏'은 잘 보냄.
물론 코로나 드릉드릉 하는 뉴스 때문에 취소 연락도 많이 옴.
그치만 마스크 없이 지내면서 서핑도 많이 하고, 여행객들도 있어서 일도 좀 하던 시기였는데
락다운 당함..
지난번처럼 심하지 않길 바라면서 슬기롭게 버텨냄.
오히려 다낭 여름 굉장히 더운데 에어컨 밑에서 시원하게 지내겠네~ 하고 스스로 다독였음.
37일 만에 해수욕 가능해졌지만 서핑을 비롯한 해양 액티비티는 불가능했음.
* 2021년 6월 20일 _ 7월 6일 현재 (17일)
- 그래, 잠깐 동안 식당에서 밥 먹고 카페에서 커피 마시고 해변에서 몸 적시며 놀 수 있어서 고마웠다. 이 와중에 외국인들 상대로 비자 문제도 엄청 어려워져서 다들 물건 팔고 떠나느라 정신없음. 게다가 일도 못하고 있으니 그냥 다 막막함..
그냥 갑자기 내일 식당 오픈, 카페 오픈, 바다도 오픈되었으면 좋겠다.
오래간만에 파도 소식도 있던데...
개인적인 이유로 한 격리를 제외하면 121일, 개인적인 이유까지 모두 137일 동안의 격리생활이었다.
다르게 말하면 일을 하지 못한 기간. 물론 그 사이에 마스크 없이 코로나를 지내는 코로나 청정국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베트남의, 다낭의 코로나 대처방법은 모기기 잡으려 대포 쏘는 격이다.
이유와 출처가 무엇이건 한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면 그 소식으로 여행이 대거 취소되고 비행기는 결항, 공항이 문을 닫는 등의 상황 때문에 지난 2년 간 제대로 일 한 날짜를 다 세어도 두 달이 안된다.
락다운으로 얻게 된 것이 있다면,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는 법....? 슬기롭게 격리생활을 이어가는 법...?
사실 호찌민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호찌민이 아니더라도 베트남 전역에서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다낭이 여행자들에게 오픈되고 나면 지난번처럼 한 달 안에 다시 락다운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래도 여행으로 먹고살던 다낭이니 더 이상 곡소리 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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