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밤, 기다리고 기다리던 빨간 도장 담긴 문서가 떴다.
- 7월 10일 오전 4시 30분부터 8시까지, 오후 16시 30분부터 19시까지 수영을 다시 허용.
- 규정에 따라 허용 구역에서 수영을 허용하고 목욕 후 즉시 퇴장
- 해변에서의 모임, 스포츠, 식사, 음주, 노점상 금지; 다른 사람과 최소 1미터의 거리를 유지
- 해수욕 전 후에 마스크 착용 필수
- 해변의 공공샤워장, 공원 및 기타 서비스는 재개하지 않음
- 실내 및 실외 피트니스 및 스포츠 활동(체육관에서의 신체 및 스포츠 활동, 요가, 당구 제외)도 재개
해양 액티비티 언급이 없고, 다낭 sup club들이 광고 없이 조용한 걸로 봐서는 서핑도 안될 것 같다.
오랜만에 파도 소식이 있었기에 파도 구경도 하고, 그냥 나가서 갈 곳이 생겼다는 것에 오전 6시 땡 하자마자 해변으로 갔다.
햇빛도 없고 선선한 날, 날이 덥지 않아서인지 해수욕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지는 않았다.
강습하기 좋은 작은 사이즈의 파도가 너울대는데 보드를 탈 수 없어서 무척 아쉬웠다.
그리고 오늘 오후 7시경
* 다낭, 또 다른 코로나19 의심환자 발견
호이안과 가까운 다낭시 깜레구에 사는 남성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3일부터 10일까지 발열 증상이 있었고 오늘 Hoan My Hospital - Da Nang(호안 미 병원)에 내원해서 한 코로나 테스트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당연히 그가 살던 지역구는 코호트 격리되었고 현재까지 30명 이상의 접촉자(F1)를 확인하여 격리하고 있다고 한다.
그가 왜 일주일간 증사잉 있어도 코로나 테스트를 받지 않았을까-를 생각해보면 막연히 두 가지 이유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1. 댕기열로 의심.
2. 코로나로 인한 죽음에 대한 두려움, 격리시설에 대한 막연한 공포감, 주변으로부터의 낙인효과.
실제로 나도 뎅기열에 걸려봐서 얼마나 열이 오르는지 안다. 또 뎅기열에는 특별한 처방이 없다.
그냥 스테로이드가 없는 아세트아미노펜 진통제를 복용하며 증상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아마 그래서 일주일간 버티다가 병원에 간 게 아닐까 싶다.
오늘자로 호치민에서만 1300여 명의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고, 베트남 전체에서는 1800명으로 사상 최대 인원을 기록했다.
사실 이 이야기를 쓰는 나도, 내가 사는 거리의 주민들도,
페이스북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하는 이들도 모두 다 코로나로 인해 지칠 대로 지친 느낌이다.
나조차도 "아 이제 해변에 갈 수 있으니 곧 서핑도 하겠지. 원래의 삶을 되찾겠지" 하는 기대가 반나절만에 무너졌다.
가장 두려운 건, 이 한 명의 확진자가 락다운 해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이다.
현재 다낭은 안정을 되찾고 있고, 호치민 락다운으로부터 벗어나는 이들을 위해 베트남 중부지방에서 유일하게 공항을 개방하고 격리 호텔을 제공한다고 한다(물론 자비로 격리해야 한다.)
부디 바라는 점은 해변이 다시 막히지 않는 것이다.
그래, 해변만 열려 있으면 숨 좀 쉬고 살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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