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얼만 봐도 든든한, 포르투갈의 북부 도시 포르투의 대표음식 프란세지냐. 다낭에 살고 있는 포르투갈 친구네 초대받아서 가본 적도 없는 포르투 음식을 경험할 기회가 생겼다. 지난번에 포르투갈 디저트인 볼루드벨레잉을 먹은 이후로 두 번째 포르투갈 음식 포스팅이 되겠다.
'프란세지냐'라고 구글에 검색하면 한글 이름이 뜨는데 아무래도 진짜 발음은 '프란쎄징야'랑 비슷한 것 같다. 이름을 들리는 그대로 따져보면 프랑스 사람(프란세즈)을 귀엽게 칭한 듯 프란세지냐라고 부르는데 내 추측엔 몬테크리스토 샌드위치 같은 식빵을 겹겹이 올려놓은 음식에서 영감을 받아 이름을 짓지 않았을까 싶다.
재미있는 포르투갈어.
포르투갈언어도 알수록 귀여운 구석이 있는데 단어 끝에 'inha(잉야)/inho(잉요)' 라고 붙여 사물을 좀 더 귀엽게 부르거나 묘사하기도 한다. 반대로 같은 언어를 쓰지만 다른 문화를 가진 브라질에서는 반대의 경우도 'ão(아옹)'을 붙여 사용하기도 하는데 슬랭이라 자주 보긴 어려운 표현이다. 예를 들어 에스프레소같이 작은 커피를 'cafe(카페)' 귀엽게 'cafezinho(카페징요)', 귀여운 고양이(gato 가뚜) 혹은 새끼 고양이를 'gatinho(가띵요)' 또 이름 끝에 붙여 귀여운 애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반대의 경우는 브라질 슬랭으로 키가 크고 덩치가 큰 사람 'Pedro(페드로)'를 'Pedrão(페드라옹)'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내가 좋아하는 브라질리언 서퍼 'Italo'는 무더위'calor(깔로르)'를 'calorzão(깔로르자옹)'이라고 쓰기도 하더라.
아무튼 초대받아서 간 식사에는 무려 식빵이 4겹, 그 사이에 햄과 소세지, 치즈, 고기 등이 켜켜이 쌓여있고 계란 프라이를 장식한 후 그레이비소스 같은 소스를 듬뿍 부어 먹는다. 감자튀김도 같이 소스에 적셔먹는다. 사실 처음 받았을 때 식빵이 네 장?!! 게다가 고기랑 햄이랑 치즈가 짭조름, 소스도 짭조름한 게 마치 빅맥을 먹는 기분이었다. (아니 사실 빅맥을 먹어본 지가 언젠지 모르겠다 ㅠ)
리스본출신 곤쌀로가 말하길 리스본엔 프란세지냐를 파는 가게가 전혀 없다가 관광이 활성화되면서 가게가 종종 생겼다고 했는데, 포르투 출신인 이 가족은 그냥 코너를 돌면 나오는 게 프란세지냐 파는 가게라고 했다. 특히 금요일 저녁으로 든든히 먹고 금요일 밤 내내 취하는 그런 음식이라고 했다. ㅋㅋㅋㅋ
다 먹고 접시를 치우고 나니 냉장고에서 디저트가 빠밤! 하고 나왔다. 아 맞다, 이 집 디저트 맛집인데 까먹고 너무 배를 불렸다, 망했다 싶었는데 다행이 엄청 가벼운 식감의 푸딩이어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아, 나 다이어트한다고 마음먹으면 꼭 이렇게 주변에서 배불리 먹이더란 말이지..
아무튼 오랜만에 좋은 저녁시간을 가질 수 있어 정말 행복했다. 내일은 귀국을 앞둔 친구네에서 마지막 식사를 하기로 했다.
돼지력 뿜뿜 하는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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